[나눔글] 제3기 [영성교육반] "용서로 내게 임하시는 성령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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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로 내게 임하시는 성령님.
(제3기 영성교육반 인미경 비비아나님의 훈련나눔입니다)
환한 달빛을 받으며 목적지를 가다 보면 어느 순간, 달이 구름 속에 가리워져 어두워지면서 한 발짝도 내딛기가 어렵다. 그처럼 기도의 여정을 통해 하느님께서 비추어 주시는 빛을 따라 가다가 생각지도 못했던 어려움이 내게 덮치는 순간, 나 자신 혼란스럽고 마음이 고통스러워 그 여정을 멈추고 포기하고 싶어진다. 한 발짝도 못 나가고 그냥 멈추려고 할 때, 그래도 이내 하느님께서는 당신 손을 절대 놓치지 말고 꼭 붙잡고 끝까지 따라와야만 한다고 하신다. 하느님만이 나약한 나의 모든 것을 아시는 분이시고 생명줄 그 자체이심을 알려주시는 것이다.
어느 날 과일 택배가 오지 않아 택배회사에 연락하니 배달 완료했다며 경찰과 함께라도 와서 찾아보겠다고 하여, 우리도 나름 알아보겠노라고 진정을 시키고 수소문하여 보았다. 동네의 다른 분의 임시거주지로 잘못 배달되었음을 확인하여 연락을 하였더니, 자신의 집으로 가져가서 버렸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내용이나 앞뒤 과정으로 보아 거짓인 줄 알았지만, 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드셔도 된다고 말하고 용서하는 마음으로 생각을 접고 미사에 갔다. 미사하는 내내 그 사람을 죄짓게 하는 일에 방조하는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자꾸 떠올랐다. 더구나 통화 소리 너머로 들리던 아무것도 모를 어린 자녀의 목소리가 귓가에서 맴돌아 마음이 몹시 불편하였다. 내게 들려오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말씀을 듣고 마음속으로는 "기대하지는 말아야지!"하면서 남편의 도움으로 우리의 뜻을 문자로 전하였다. "혹시라도 드신 거라면 보내신 분 계좌를 보냅니다. 착한가격이니 보내드리면 서로 마음이 가벼워질 듯합니다." 얼마 후 택배를 보내신 분께서 보상을 받았다는 연락을 주셨다. 보내신 분에 대한 송구함도 사라지고, 나 또한 미움을 넘어 한 사람의 영혼을 죄지을 기회에서 구해주신 하느님께 깊은 감사와 찬미를 드렸다.
그리고 얼마전, 성당에서 함께 활동하시던 봉사자분들을 힘들게 하고 나도 나름 받은 아픔이 있어 만나고 싶지 않은 분이 아주 오랜만에 미사를 왔다. 순간 깜짝 놀랐지만 먼저 다가가서 반갑게 인사를 하였다. 나도 어떻게 그리하였는지 모르게 용서하는 마음으로 먼저 손을 내밀 수 있도록 내게 임해주신 성령님께 마음속 깊이 찬미와 영광을 드리게 되었다. 소심한 나 스스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을 기꺼이 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신 성령님의 현존하심을 생생하게 느끼며 기쁘고 행복하여 미사를 드리는 내내 미소가 흘러나왔다. 그 아팠던 상처들을 돌이켜보니... 참으로 신기하고 보석 같은 값진 체험이었다. 이전의 나에게는 너무도 어려운 내가 먼저 손을 내미는 사랑의 마음이었다. 기도훈련과 영성훈련을 통해 변화된 나의 모습이다.
주님께서 하시는 모든 일들은 경험하면 경험할수록 정말 놀랍고 경이로워 신비스럽다.
하느님! 엎디어 흠숭을 드리나이다. 아멘!~
"아버지께서는 우리를 어둠의 권세에서 구해내시어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아드님의 나라로 옮겨 주셨습니다. 이 아드님 안에서 우리는 속량을 곧 죄의 용서를 받았습니다." (콜로새서 1:13-14)
-제3기 영성교육반 8주차 모임에서 (24.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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