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님의 기고글] 나는 누구인가 -월간 꿈C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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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정채봉(1946~2001)씨의 유고집에 있는 내용입니다.
그녀는 차를 타고 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뒤에서 큰 화물 트럭이 덮치면서 꽝 소리가 났다. 그 순간 그녀는 모든 것이 아득해졌다. 그녀는 누군가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너는 누구인가?"
그녀는 자신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그리고 주소를 댔다. 들려오는 소리가 다시 물었다. "나는 사회에서의 그런 분류 형식을 묻지 않았다. '너는 누구인가'라고 물었다." 그녀는 대답했다. "네 저는 사장의 부인입니다. 남들이 저를 가리켜 사모님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러자 들려오는 소리는 말했다. "난 누구의 부인이냐고 묻지 않았다. '너는 누구인가'라고 물었다." 그녀는 다시 대답했다. "네, 저는 1남 1녀의 어머니입니다. 딸아이는 특히 피아노에 천재적인 재능이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어떤 신문사 주최의 음악 콩쿠르에서 상을 받아 오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도 들려오는 소리는 계속 물었다. " 나는 누구의 어머니냐고 묻지 않았다. '너는 누구인가'라고 물었다." 그녀는 침이 마른 혀로 대답했다. "저는 교회를 다닙니다. 간혹 불우이웃돕기에도 앞장섰습니다. 저희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은 저를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들려오는 소리의 질문은 그치지 않았다. "나는 너의 종교를 묻지 않았다. '너는 누구인가'라고 물었다." 그녀는 응급실에서 중얼거리고 있었다.
"내가 누구인지 좀 가르쳐 주세요. 내가 누구인지…."
그렇다면 과연 우리는 누구일까? 어떤 존재일까요?
우리는 하느님으로부터 온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우리는 순교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세상을 보고 하느님을 알아야 합니다. 그럴 때 진정한 하느님의 자녀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자녀라는 것을 확고하게 아는 것, 이것이 바로 신앙의 출발점입니다. 이러한 신앙인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한 한스 큉(Hans Kung, 1928~2021)이라는 신학자가 「왜 그리스도인인가?」라는 책을 쓰셨습니다. 책 안에서 한스 큉은 '우리가 사람이면 그만이지 왜 그리스도 신앙인이 되어야 하는가?' '도대체 그리스도 신앙인은 무엇하는 사람인가?' '그리스도 신앙인이 선함을 원하고 의로움을 원한다고 한다면 그리스도 신앙인이 아닌 다른 사람들은 그런 것들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인가?' '도대체 그리스도인은 누구일까?'라는 질문을 했습니다.
그리스도인과 그리스도인이 아닌 사람을 구별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가, 믿지 않는가'입니다. 이슬람교도들은 예수님을 믿지 않기 때문에 그리스도인이 아닙니다. 유대인들도 우리와 같은 하느님을 믿지만, 예수님을 예언자 중 한 사람으로 생각하기에 그들도 그리스도인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입니다.
-가톨릭 신앙 월간지. 월간 꿈CUM-
(24년 5월 호에 실린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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